한글(Hangeul)의 옛 이름은 훈민정음(訓民正音, Hunminjeongeum)이다.

한글은 조선시대 제4대 임금인 세종대왕이 <훈민정음>이라는 이름으로 창제하여 반포한 대한민국 고유의 문자다.

<훈민정음>은‘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’라는 뜻이다. 이 때의 소리는 글자와 통한다. ‘바른’이라는 꾸밈말을 붙인 이유는, 한자를 빌려 쓰는 것과 같은 구차한 것이 아니라, 우리말을 제대로 적을 수 있는 글자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다.

<훈민정음> 해례본은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, 문자를 통하여 인종과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, 인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 하는 소통의 문자다.

<훈민정음> 해례본은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문자 중에서 유일하게 문자를 만든 사람, 만든 목적과 사용 방법을 설명한 책으로 전해지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다.

훈민정음은 누가 언제 만들었나?
▲ 세종실록 102권, 세종 25년 12월 30일 경술 2번째기사 1443년 명 정통(正統) 8년 ©조선왕조실록(https://sillok.history.go.kr/id/kda_12512030_002, 검색: 2023.6.28)


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(諺文) 28자(字)를 지었는데, 그 글자가 옛 전자(篆字)를 모방하고, 초성(初聲)·중성(中聲)·종성(終聲)으로 나누어 합한 연후에야 글자를 이루었다. 무릇 문자(文字)에 관한 것과 이어(俚語)에 관한 것을 모두 쓸 수 있고, 글자는 비록 간단하고 요약하지마는 전환(轉換)하는 것이 무궁하니, 이것을 훈민정음(訓民正音)이라고 일렀다.

<훈민정음>은 1443년에 세종대왕이 창제 하시고, 1446년 음력 9월 상순에 집현전 학자 8명의 신하(정인지, 최항, 박팽년, 신숙주, 성삼문, 강희안, 이개, 이선로)가 <훈민정음>의 창제 원리와 사용법을 알려주는 해설서를 완성했다. 이 해설서를 <훈민정음> 해례본(解例本)이라 한다.


▲ 훈민정음 해례본 구성도 © 김슬옹

<훈민정음> 해례본(解例本)은 한권의 책으로 표지와 33장(66쪽)으로 구성되어 있다.

<훈민정음> 해례본은 세종대왕이 쓴 부분과 신하들이 쓴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. 세종대왕이 쓴 부분은 ‘정음(正音)편’으로 ‘본문’ 또는 ‘정음’이라 부른다. 세종대왕이 쓴 ‘정음편’을 집현전 학자 8명의 신하가 자세히 풀어쓴 부분을 ‘정음해례(正音解例)편’ 또는 ‘해례편’이라고 한다. ‘정음해례’의 ‘해례’라는 말을 따서 ‘해례본’이라 한다. ‘해례’란 자세히 풀어쓰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는 뜻으로, 그렇게 부르는 의미도 있다. 또한 문자와 책 모두 ‘훈민정음’이라는 동일한 이름으로 불리므로 구별을 위해 흔히 책으로서의 <훈민정음>을 해례본이라 부른다.

훈민정음과 세종대왕 그리고 스승의날과 한글날
<훈민정음> 해례본은 대한민국의 국가 보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.

대한민국 국민들은 <훈민정음>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 탄생한 5월 15일을 대한민국의 기념일 중 하나(스승의날)로 정하여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날로 기리고 있다. 그리고 훈민정음을 반포(1446년)한 날(10월 9일)을 국경일(國慶日, National Holidays)로 정하고 ‘한글날’이라 하여,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널리 알리고 한글 사랑 의식을 높이며 온 나라의 경사스러운 날로 국가적으로 기념식을 한다.

한글은 소리글자로 배우기 쉽다.
<훈민정음>의 또 다른 별칭으로는 정음(正音), 언문(諺文), 언서(諺書), 반절(反切), 암클, 아햇글, 가갸글, 국문(國文), 조선글, 배달말글, 한나라글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.

<훈민정음>이 한글(Hangeul)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, 1908년 주시경(周時經)을 중심으로 ‘국어연구학회’가 만들어졌으나, 일제의 탄압에 못 이겨 바로 ‘배달말글몯음’으로 이름을 고친 후, 1913년 4월에는 다시 그 이름을 ‘한글모’로 고쳤다. 이때부터 ‘한글’이라는 이름이 쓰이기 시작한 듯하며, 널리 쓰이게 된 것은 1927년 한글사에서 펴낸 『한글』(7인의 동인지)이라는 잡지에서부터이다.

‘한글’의 ‘한’은 ‘하나’ 또는 ‘큰’의 뜻이니, 우리글을 ‘언문’이라 낮추어 부른 데 대하여, 훌륭한 우리말을 적는 글자라는 뜻으로 권위를 세워 준 이름이다. 이는 세종대왕이 ‘정음’이라 부른 정신과 통한다 할 것이다.

한글은 처음 28글자를 만들었으나, 현대에는 24글자만(4글자는 사용하지 않음) 사용하고 있다. 현대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글자 수는 11,172글자까지 적을 수 있다.


▲ 한글 자음, 모음 문자표 © 김슬옹

<<훈민정음>>해례본에는, “슬기로운 사람은 하루아침을 마치기도 전에, 슬기롭지 못한 이라도 열흘 안에 배울 수 있다.”, “28자로서 전환이 무궁하여, 간단하면서도 요점을 잘 드러내고, 정밀한 뜻을 담으면서도 두루 통할 수 있다.”고 기록된 것처럼 한글은 배우기 쉽고,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를 글자로 적을 수 있는 문자이다.

한글에 대한 세계의 평가는 어떠한가요?

👍 헐버트(Homer Hulbert, 미국)
한글 짜임새의 간결함과 견줄 만한 문자는 없다. _헐버트(1889), 한국어. 미국 트리뷴지.

👍 존맨(John Man, 작가, 영국)
한글은 모든 문자의 꿈이다. _2001년 ALPHA BETA에서

👍 제프리 샘슨(Geoffrey Sampson, 문자학자, 영국)
한글은 음성 기관의 소리 내는 모습을 따라 체계적으로 창제된 과학적인 문자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문자 자체가 소리의 특질을 반영하고 있다. _1985년 <<Writing Systems>>에서

👍 제어드 다이아몬드(Jared Diamond, 생물학자, <<총·균·쇠>> 저자, 미국.
한글의 모음들은 한눈에 자음들과 구별된다. 곧, 모음들은 작은 점이 덧붙여진 긴 가로, 세로 선으로 표기 되는 데 반하여, 한글의 자음들은 모든 것이 꽉 짜여진, 기하학적 부호들로 되어 있다.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자음 혹은 모음들은 서로 연관성 있는 모양에 의하여 다시 분류된다. _Jared Diamond(1994). Writing Right. DISCOVER 6월호.

👍 스티븐스(Kathleen Stephens, 전 주한미국대사)
한국인들은 한글의 아름다움과 창의성을 전 세계인들과 나눠야 합니다. 그것은 한국 문화의 힘에 대해 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. _2010년 MBC 한글날 특집 다큐 <한글 날아오르다>에서.

👍 노마 히데키(野間秀樹, 일본)
한글은 15세기 <<훈민정음>>(해례본)이라는 놀랄 만한 서적으로 세계사에 등장했다. 설형문자와 갑골 문자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문자는 돌이나 점토판에 새겨져 있거나 뼈에 새겨진 형태로 세계사에 그 모습을 드러 내었다. 그러나 한글은 단지 새겨진 문자로서가 아니라 새겨져 인쇄된 문자로서 등장하였다. 게다가 놀랄만한 서적의 형태로 역사에 등장한 것이다. 이 점만으로도 한글은 경이적이기까지 하다. _노마 히데키(2008). 언어를 배우는 <근거>는 어디에 있는가 -한국어 교육의 시점-. <<한글>> 282. 한글학회 247쪽.


참고 문헌.
1. 김슬옹(2017). <<“훈민정음” 해례본 입체강독본>>. 박이정.
2. 김슬옹(2023). <<길에서 만나는 한>>. 마리북스.
3. 세종국어문화원 기획/김슬옹(2022). <<누구나 알아야 할 한글 이야기 3+5(A4 12단 접이형)>>. 문화체육관광부.
4. 김슬옹(2015). <570년 만에 공개되는 ‘한글’의 비밀!> -국보 제70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<<훈민정음>> 해례본 최초 복간-. 간송미술문화재단, 교보문고.
5. 한글(https://encykorea.aks.ac.kr/Article/E0061508(검색: 2023.6.28)



신숙주

최준화

한글닷컴 전문위원 | howsofar@haangle.com